♤ 그것은 분명 사랑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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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입력 입력 : 25-03-06 19:13본문
cbs 방송에서 소개된 이야기라고 합니다.
영세민들이 주로 사는 임대아파트 쪽문 앞에
노점이 들어섰습니다.
붕어빵 아저씨, 야채 할머니, 두부 아줌마...
모두가 그만 그만한 좌판에 얼마 안 되는 물건을 놓고
푼돈을 버는 이들이었어요.
나는 하다못해 파 한 단이라도
번듯한 가게보다 그 노점에서 사야 맘이 편했습니다.
그런데, 그 길 건너 버스 정류장 근처에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할아버지 한 분이 서 계셨어요.
구부정한 몸, 꾀죄죄한 옷차림...
어찌 보면 떠돌이 같기도 한 할아버지는
아침장이 설 무렵부터 저녁 파장 때까지
앉았다 일어섰다 같은 자리를 맴돌며
노점 쪽을 바라봤습니다.
"저 할아버지 또 나왔네."
"치맨가? 아니면 왜 종일 저러고 있대?"
"누가 아니래. 몸도 성치 앉아 보이는데..."
아줌마들은 수군댔어요.
의문이 풀린 것은 내가 할아버지를 발견한지
한 달쯤 지난 후였습니다.
어느 날 시장을 보고 돌아가던 중에,
할아버지와 딱 마주친 나는 궁금했던 것을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여기 사세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왜 하루종일 길에 서 계세요?"
몸이 불편해 보이는 할아버지는
어눌한 말투로 겨우 말을 이었죠.
"노점에 마누라가 있어.
내가 몸이 아파서 장사를 할 수가 있어야지...
그렇다고, 나 혼자 뜨신 방에 앉아 있을 수 있나..."
할아버지는 말을 하면서도,
길 건너 할머니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셨습니다.
간간이 할머니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지요.
젊어서부터 고생만 시킨 할머니를 거리로 내놓고,
집에 편히 있기 미안해서 아픈 몸을 이끌고
할머니 장사하는 모습을
그렇게 온종일 지켜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봐야 아무 도움도 못되지만,
고생을 나누겠다는 할아버지의 고집...
그것은 분명 사랑이었습니다.
우리의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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