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도 하얗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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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입력 입력 : 25-02-24 19:45본문
밤을 지우고
눈이 내립니다
길 위에도
나무 위에도
내 마음에도
눈이 내립니다
모든 경계선을 지우고
길을 지우고
멀리 보이는 산에도
목화 이불솜 깔아놓은 듯
어두운 밤이 하얗습니다
고스란히 눈 맞고 서 있는 나무
뿌리의 심장에 귀 기울이며
눈의 토닥임으로 꿈길을 거닐듯
비워진 나뭇가지 마다
눈꽃을 환하게 피우고 있습니다
모두가 잠들어 고요한 시간
지나는 바람의 발자국 재운
불빛 희미한 가로등 아래
눈발만 보슬보슬 걸어
시간은 새벽으로 닿습니다
지나온 삶의 시간 속에
얼룩진 가슴 모서리에도
하얀 눈 소복이 싸이고 쌓여
지울 수 있다면
눈처럼 맑아지고 싶습니다
- 한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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