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배고픈 날에 대하여 ♤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군위넷 입력 입력 : 25-11-27 11:46본문
나는 꽤 오랫동안 식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마른 몸이 철저한 자기관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시절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의지박약처럼 느껴졌다.
식욕을 조절하려는 시도와 실패를 반복할수록
나에 대한 실망과 혐오도 함께 쌓여갔다.
어느새 나는 나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미워하고 있었다.
외모 관리의 타의적 의무에서 벗어나자
비로소 내 몸이 내 것으로 느껴졌다.
다이어트에 대한 압박과 강박이 사라지면서
저절로 폭식할 일이 줄었다.
결과적으로는 극단적으로 식탐을 억누르다가
이기지 못해 폭발하던 시절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몸이 가벼워졌다.
나를 향한 미움의 크기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틀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던 삶에서 벗어나
나만의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사이 사회적 분위기도 많이 바뀌어서,
외모를 관리하는 게 스트레스가 아닌
자기만족이자 세상에 나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느껴졌다.
식욕은 복잡하고 섬세한 신호다.
단순히 배고파서가 아니라
외로워서, 불안해서, 혹은 어딘가 허전해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때로는 몸을 통해 마음이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종종 그 신호를 오해한 채
또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를 몰아세운다.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고 애쓸수록
마음의 짐은 오히려 더 무거워진다.
몰아붙이지 않고 때로는 느슨하게 자신을 다루는 것.
그것도 충분히 용기 있는 선택이다.
- 좋은 글 중에서 -
- 다음글♤ 8가지만 버리면 인생은 축복입니다 ♤ 25.11.2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