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답게 빛날 그대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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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입력 입력 : 25-04-03 19:47본문
세찬 바람이 부는 겨울,
늘 그랬듯이 물이 걸어간다.
그런데 그 모습이 심상치가 않다.
그때 물의 관절이 아픈 소리를 내며 소멸하더니,
이내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 내내
멈추지 않고 걸어가던 성실한 물이,
드디어 영하 10도의 혹한에 멈춰 선 것이다.
그러나 고개를 숙인 건 아니다.
열 달 내내 누구보다 뜨겁게 흐르던,
그는 잠시 멈춰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
바람이 호위하듯 그를 휘감고 지나간다.
우리는 서로를 부르듯 바라보았고,
그는 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음성으로 내게 말한다.
“누구나 한 번은 걷지 못할 때가 있지.
그런 자신이 미워질 땐 나처럼,
그저 지나온 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해.
그럴 가치가 있는 인생을 살았잖아.
이제 우리 너무 걱정하지 말기로 하자.
멈추지 않고 끝까지 가는 사람은 없으니까.”
삶의 고통에 아파하는 그대여.
멈춤은 실패가 아닌,
지난날을 돌아보라는 신의 배려다.
세차게 흐르던 물도 쉬어갈 때가 있나니,
그대여 여기까지 잘 걸어왔다.
그러니 불안한 표정은 지우자.
멈춤이 아름다울 때가 있고,
지금이 바로 그때이므로.
“빛날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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