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第1作] 어머님 첫 제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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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댓글 댓글 0건 조회조회 2,234회 입력 기사입력 : 21-04-0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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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첫 제사에 내 못 갔네요.


다리가 아파서요.


어머님 영정 앞에 울 눈물이 남아있는데.


어머니 수박 많이 먹고 가셨나요?


그렇게 원하던 수박 못 드린 것이 철천지한(恨)입니다.


작년 이맘때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한다고


물 한모금도 못 먹게 했지만,


"수박 달라, 물 달라, 배라도 한쪽 긁어 달라


배가 고프니 이것 달라, 저것 달라


오죽하면 달래다가, 사정하다가,


"너거 말을 와그키 안듣노? 그래 뻔-히 섰지 말고


먹을 것 좀 가지고 오너라."


애원도 많이 했지요.


오죽하면 간호사보고


"보소, 여기 무시-는 없는 게?


한 쪼가리만 주면 내 낫거든 우리 집에 무시 갔다 주끼요."


히~하고 둘이 밤 한 톨 몰래 먹다가


어머니 보시고 하는 말이


"너거 인사가 와 그러노? 날 맛이라도 좀 보라꼬


입에 좀 넣어준다 말이지. 너거 괘심하데이.


그러나 칠 일째, 어머니는 뜻밖에도 갔습니다.


마른 창자로 먼 길을 허기져서 어이 가셨나요?


- 오태식 고모님 유작 中 -


※ 추신 : 편집인의 고모님인 오태식(1947~2015, 해주)은 삼국유사면 학암리(신비의 소나무 동네)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경산시 하양읍에 사는 경주 김씨와 결혼하여 슬하에 2남을 두었다.

비록 가난한 살림에 삶은 고단하였으나 감성이 풍부하고 늘 소녀같은 여린 심성으로 고향을 그리는 시를 읊조리기를 좋아하셨다. 

그 많은 글 중에 남아있는 79편을 사촌(아들)의 동의를 구해 군위넷에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