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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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넷 댓글 댓글 0건 조회조회 595회 입력 기사입력 : 22-11-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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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느냐고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왔다.


누군가가 나에게 진지하게

왜 사느냐고 물어 온다면

나는 무어라고 대답할까


왜 존재하는냐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 왔다.

어차피 사라지는 육체인데...

왜 이렇게 구차하게 사느냐고...


진정한 삶의 목적이 없었단다.

하지만 물어오는 그 순간에

번개가 몸을 치듯이 전율하고...


결국,

그도 물질의 그림자였다.

물질이 풍부하면 만족하는 나.

그러나 물질이 진정한 행복을 줄까.


그는 나에게 물었다

당신은 왜사느냐고...

그 물음의 답은 너무나 간단하다.

지금의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라고...


하늘의 태양은 하늘이 없다면

출렁이는 파도에 바다가 없다면...

고목에 자리잡은 매미의 울음이 맑다.


왜 사느냐고

누군가가 나에게 또 물어왔다.

나는 나를 위해 산다고 대답했다.

진정 나를 위해 사는 것은

내 앞에 있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뜨거운 열기가 일어나지 않는

여름은 더 이상 여름이 아니고

차가운 바람이 흐르지 않는

겨울은 더 이상 겨울이 아니다.


작은 도랑에 물이 흐르는 곳에

조그마한 물고기 한마리가

한가롭게 헤엄을 친다. 


- 이해인 -